2021. 7. 7. 05:40ㆍ문화인 세상/영화
호불호 갈리는 <제8일의 밤> 줄거리 결말 후기, 나는 호.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 요약 정보
영화 제목 : 제8일의 밤 (The 8th Night, 2021)
영화 장르 : 오컬트 미스터리
개봉 날짜 : 2021년 07월 02일 (넷플릭스 개봉)
상영 시간 : 115분
관람 등급 : 15세이상 관람가
영화 제작 : (주)곰픽쳐스
영화 감독 : 김태형
영화 출연 : 이성민, 김유정, 박해준, 남다름, 김동영, 이얼
동양적인 오컬트 영화 <제8일의 밤>
코로나 시대가 도래한 이후 영화 산업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최근 2021년 7월 2일에 개봉한 영화 <제8일의 밤>이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신작 영화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신작 <제8일의 밤>은 '세상에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여태까지 오컬트, 퇴마 영화는 보통 천주교를 바탕으로 퇴마사 신부님이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제8일의 밤>은 전직 퇴마사 승려 출신인 '진수(이성민)'라는 스님이 주인공이다.
때문에 <제8일의 밤>은 동양적인 색채를 강하게 풍긴다. 또한 단순히 장르 영화의 오락성에 치중하지 않고, 불교의 사상을 바탕으로 철학적인 교훈까지 곁들여 다른 오컬트 영화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제8일의 밤> 줄거리 결말 (상세한 내용, 스포일러o)
<인트로>
2500년 전, 한 요괴가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인간 세상과 연결된 지옥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때 부처가 요괴 앞에 나타나 그의 힘의 원천인 붉은 눈과 검은 눈을 뽑아버렸다.
부처는 두 눈을 각각 봉인해 요괴의 붉은 눈은 서쪽의 드넓은 사막에, 검은 눈은 동쪽의 험준한 절벽에 숨겼고 제자들에게 전했다. 이것들이 서로 만나게 된다면 세상은 지옥으로 변할 것이니, 이를 막는 것이 너희의 운명이라고.
<서론>
불교의 설화가 진실이라고 믿은 '김준철 교수'는 오랫동안 찾아다닌 끝에, 서쪽 사막에서 붉은 눈이 봉인된 사리함을 찾아낸다. 하지만 언론에 가짜라고 몰리면서 그의 모든 명성이 무너지고. '김준철 교수'는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리함 속의 붉은 눈을 깨우는 데 성공하지만 본인이 첫 번째 제물이 된다.
붉은 눈은 일곱 개의 징검다리(일곱 명의 제물)를 건너야 검은 눈과 완전체가 될 수 있는데, 다행인 것은 징검다리 중 하나만 없어도 이를 막을 수 있다.
검은 눈을 수호하는 북산의 '하정 스님(이얼)'은 붉은 눈이 깨어난 것을 직감하나 살 날이 머지 않은 상태. 때문에 젊은 스님 '청석(남다름)'에게 검은 눈이 봉인된 사리함을 맡기고 퇴마 승려 '선화 스님-진수(이성민)'을 찾아가라 이른 후 숨을 거둔다.
<본론>
진수를 찾아가던 청석은 도중에 검은 눈이 든 사리함을 잃어버려 할 수 없이 빈 손으로 그를 찾아가고. 절에서 도망쳐 일용직을 전전하던 진수는 "놈이 왔다"는 말을 전해 듣고 처음엔 무시하려 했으나, 결국 자신의 운명을 수용하기로 한다. 나머지 징검다리가 누구인진 알 수 없으나 단 한 명, 일곱 번째 징검다리인 '처녀 보살'을 아는 진수는 그녀를 죽이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 가운데 붉은 눈은 여섯 개의 징검다리를 찾아내 하루 하루 밟는다. 징검다리로 희생된 사람들은 하룻밤 새 말라 비틀어진 괴이한 미라 시체가 되어 발견되고, 강력계 형사 '호태(박해준)'와 후배 '동진(김동영)'이 이를 조사하게 된다.
붉은 눈의 흔적을 쫓던 진수는 사건 현장에서 호태와 마주쳐 의심을 사고 몸싸움 끝에 가까스로 도망친다. 호태는 진수가 흘리고 간 지도의 표식을 조사하며 그를 쫓던 중, 사건과 관련된 결정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괴시체가 된 사람들은 과거 자살시도를 했던 사람들이며 김준철 교수가 만든 '명상 모임'에 소속돼 있다는 공통점을.
한편, 청석은 비를 피하려다 우연히 처녀보살 집에 들러 '애란(김유정)'의 신세를 지고. 그 후, 근처에서 뺨에 붉은 눈이 박힌 섬뜩한 여고생과 마주친다. 그 사실을 들은 진수는 시간이 급박함을 눈치채고, 놈보다 먼저 처녀보살을 죽여야 한다며 청석에게 이만 헤어지자 한다.
그러나 아무 죄도 없는 애란이 죽는 것을 두고 볼수 없던 청석은 먼저 앞서 애란과 함께 도망쳐 버리고. 뒤늦게 처녀보살 집에서 마주친 진수와 호태가 또다시 몸싸움을 벌이는 찰나, 빙의된 여고생이 나타나 호태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요괴는 코를 킁킁대며 마지막 징검다리인 처녀보살을 찾지만, 그녀가 도망친 것을 눈치 채고 욕설을 한다.
밖으로 나가는 요괴의 뒤를 밟던 진수는 호태의 후배 동진을 만나 제지 당하고. 뒤에 서 있던 요괴는 동진의 피 냄새를 맡더니, 별안간 동진에게 매달려 빙의해 버린다. 요괴에게 대항해 보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진수. 요괴에게 빙의된 동진은 진수에게 네가 죽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며, 북산으로 오라 한다.
한편 애란을 데리고 자신이 머물던 북산의 절로 향하던 청석은 도중에 낡은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 사이 북산에 온 진수가 낡은 집의 문을 벌컥 열자, 애란은 온데갖데 없고 청석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잃어버린 줄 알았던 검은 눈의 사리함 또한 배낭 속에 들어 있다.
<반전>
사실 애란은 사람이 아닌 혼으로, 청석은 그녀에게 홀렸던 것이다. 처녀보살 집을 찾아온 호태가 '진짜' 처녀보살에게 모든 전말을 듣게 된다. 죽기 싫었던 그녀가 자신에게 점을 보러 온 동진이 자기와 같은 사주라는 것을 알고 운명을 바꿔치기 했던 것. 그렇게 동진이 마지막 징검다리가 된 것이다.
또한 애란은 어릴 적 학대 받던 불쌍한 아이로, 자신을 구해준 양아빠 김준철 교수를 위해 스스로 붉은 눈의 시녀(제물)가 되어 처녀보살을 감시했던 것.
호태 또한 진짜 처녀보살에게 '북산'으로 가라는 말을 듣고 그 쪽으로 향한다.
<클라이막스+결말>
마지막 징검다리를 밟은 붉은 눈을 저지하기 위해 남은 방법은 단 하나. 제8일의 밤, 부처의 마지막 제자이자 사리함의 수호자인 진수를 뚫고자 붉은 눈이 그의 몸으로 들어올 때 도끼로 내려치는 것. 진수는 요괴의 눈에 띄지 않게 청석에게 방어복을 입히고, 결정적인 순간 자신을 내려칠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결계를 치고 염불을 외는 진수에게 다가온 요괴가 충격적인 진실을 알려준다. 진수가 북산에서 도망치던 날, 수호자는 더이상 네가 아니었다고. 요괴는 자신의 시녀인 애란에게 숨어있는 진짜 수호자 청석을 찾을 것을 명령한다. 애란은 잠깐 망설이나 이내 청석의 방어복을 벗겨 위치를 알리고.
도망치는 청석과 그를 쫓던 요괴는 도중에 북산을 찾은 호태와 마주친다. 빙의한 동진에게 다가간 호태가 화를 내며 그의 멱살을 쥐고, 잠시 정신이 돌아온 동진이 "도망가"라 전하지만 이내 다시 요괴로 돌아온다. 진수 또한 뒤늦게 쫓아와 청석을 돕지만, 결국 붉은 눈은 청석의 육체를 차지하게 되고 호태는 그의 손에 죽는다.
빙의된 청석이 결국 검은 눈의 사리함을 열게 되고 세상이 지옥으로 바뀌기 전, 요괴가 진수의 두 손을 자신의 목에 감으며 속삭인다. 마지막 기회니까 진수의 가족을 죽였던 원수의 아이인 청석을 목졸라 죽이라고.
괴롭게 욕망을 견딘 진수는 청석의 얼굴에 자신의 피로 주문을 적어서 자신에게 그 운명을 옮겨온다. 정신이 돌아온 청석은 그를 죽이는 것을 거부하나, 진수의 간절한 외침에 요괴가 눈을 뜨려는 찰나, 마침내 그를 도끼로 내려친다.
이 후, 청석은 서쪽 나라 사막에 찾아가 김준철 교수가 사리함을 꺼냈던 장소에 도로 사리함을 묻고. 그 순간 또 다시 모습을 나타낸 애란. 붉은 눈의 시녀로서 사리함에 함께 봉인된 애란의 발목에 무거운 쇠사슬이 묶여 있다.
청석은 미소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건네고. 애란이 조심스레 그의 손을 잡는 순간, 발목의 쇠사슬이 풀린다.
<제8일의 밤> 후기
넷플릭스 신작 영화 <제8일의 밤>은 다들 알다시피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불호인 사람들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복잡하며, 그로 인해 지루해서 재미가 덜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감독이 동양적인 오컬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일부러 물이 빠진 듯한 색채로 연출을 한 듯한데, 이 때문에 시각적인 화려함이 덜하다. 영화의 물빠진 색감과 다소 투박한 연출이 어찌 보면 살짝 촌스러운 태국 풍의 오컬트 영화와 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의 종교적인 배경인 불교를 떠올리면 나름 잘 어울리기도 한다.
두 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지만, 개인적으로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붉은 눈이 징검다리인 제물들을 찾아 옮기는 과정과 그 외 캐릭터의 움직임이 나름 신속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물론 그 때문에 사건을 '전개'한다는 느낌은 있지만, 개연성이 다소 빠지고 영화를 부드럽게 이어간다는 느낌은 덜했다.
스토리의 설정과 풀어내고자 하는 내용이 많은 탓에, 두 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내용을 다 담고자 꽤나 고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점을 생각하면 나름 원하는 바를 잘 함축하여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영화 한 편에 담기에 방대한 내용이라 관객 입장에서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므로, 드라마나 소설로 먼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래저래 아쉬운 점을 나열했지만 사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따지자면 '호'인 영화였다. 깜짝깜짝 놀래키는 오컬트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곳곳에 숨겨놓은 설정을 깨닫는 재미와 불교의 깊이있는 철학이 어우러져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을 기다리며 알 수 없어 괴로워하는 일은 번민이요. 번민하는 자의 눈은 빛을 잃어 검다.
지나간 것을 잊지 못해 슬퍼하는 일은 번뇌요. 번뇌하는 자의 눈은 충혈되어 붉다.'
영화에서는 붉은 눈과 검은 눈이 만나 세상이 지옥으로 변하는 것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론 세상에 번뇌와 번민이 가득하니, 이미 요괴에게 당한 것인가 하는 싱거운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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